챗GPT를 끊는 사람들
전쟁에 쓰이는 AI, 남의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성 인권은 미국의 정치적 이익을 넘어서는 초국가적 의제가 되지 못한 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는 구실로 쓰였다.
—김엘리, <여자도 군대 가라는 말>
AI 윤리 뉴스 브리프
2026년 3월 둘째 주
by 🧑🎓민기
목차
1. 챗GPT를 끊는 사람들
2. 행동계획 첫 행보로 방산기업 찾은 국가AI전략위원회
1. 챗GPT를 끊는 사람들
2. 행동계획 첫 행보로 방산기업 찾은 국가AI전략위원회
1. 챗GPT를 끊는 사람들
- AI 윤리레터는 미국이 전쟁에서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빚어진 앤트로픽과의 갈등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오픈AI는 미 국방부와 군사적 AI 활용에 대한 계약을 체결해, 앤트로픽의 대응과 대조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에 대해 오픈AI와 구글 내부에서 ‘앤트로픽에 동참해 국방부의 요구를 거절하라’라는 성명이 나오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앤트로픽 역시 드론 군집 공격 기술 제안서를 내는 등 미 국방부와 적극적으로 협력을 시도하고 있고, AI의 군사적 이용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요.)
- 일반 사용자들의 보이콧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초에는 오픈AI의 사장인 그렉 브록먼 부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슈퍼팩에 2500만 달러를 후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챗GPT 불매 운동이 촉발되었습니다. 보이콧을 홍보하고 독려하는 “큇GPT (QuitGPT)” 웹사이트가 만들어졌고, 이들은 오픈AI에 “이민세관단속국(ICE)와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지원을 멈춰라”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 이에 영향을 받았는지 샘 올트먼 CEO는 지난 2일 “국방부와의 계약 체결 자체는 후회하지 않지만, 너무 성급하게 발표한 것은 아쉽다”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옳은 결정이었으나 ‘기회주의’로 보였고, 그 결과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뒤이어 6일에는 “민주적 절차를 신뢰해야 한다”며 군사적 AI 활용에 대해 결정하는 것은 선출된 공직자의 몫이지 자신들이 개별적으로 판단할 영역이 아니라며 결정을 변호했습니다. 그러나 몇 시간 전인 8일, 오픈AI의 로보틱스 책임자인 케이틀린 칼리노프스키도 오픈AI가 열어둔 군중감시와 자율살상 가능성에 대해 “원칙의 문제지, 인물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하며 사임을 표했습니다.
- 큇GPT 운영 측은 지금까지 보이콧 선언에 동참한 사람의 수를 400만 명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불매운동은 일반 사용자에게 가장 가성비(?)가 좋은 의견 표명방식이지만, 결국 유사한 대안으로 옮겨가게 되는 등 한계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 (앤트로픽을 포함해) 모든 AI 기업이 눈독들이고 있는 미 국방부와의 협력을 오픈AI가 쉽사리 포기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불매운동의 결과를 기대하는 동시에, 지금이야말로 민주주의가 작동해야 하는 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 행동계획 첫 행보로 방산기업 찾은 국가AI전략위원회
- 국가AI전략위원회가 대한민국 AI 행동계획을 발표한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지난 2월 공개된 최종본에 여러 변경사항이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자세히 소개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이 와중에 단 한 글자도 내용이 변경되지 않은 분야에 주목해 보려합니다. 바로 “AI 기반 국방 강국”과 그 아래의 7개 세부계획입니다. 그 중에는 AI 기반 신무기를 위해 ‘K-팔란티어’를 육성하고 AI 방산 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있습니다. 정부가 얼마나 강하게 군사적 목적의 AI 활용을 추진하게 될지 예상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국가AI전략위는 행동계획 발표 이후 첫 행보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옥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민간기업과 AI가 새로운 전투 방식과 무기 체계를 군에 제안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합니다. 규제를 풀어주겠다는 약속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임문영 상근부위원장은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을 보더라도 우리 국방 무기 획득 체계의 전면 개혁이 너무나 시급한 과제다. 최우선으로 다뤄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AI로 촉발된 노동문제나 딥페이크 문제, 혹은 자율무기를 규율할 방안을 수립하는 것보다도 미국의 대이란 전쟁을 모방할 무기체계를 획득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모범적인 무기체계라면, ‘정밀한 타격’으로 초등학교를 오폭하여 어린이 사망자를 다수 발생시킨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대통령 바로 다음 자리에서 AI전략위 전체를 총괄하는 상근부위원장의 역할을 고려하면 임문영 부위원장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해 보입니다.
- 대이란 전쟁의 주역인 이스라엘에 대한민국 역시 간접적으로 기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포함해 이스라엘의 군사 활동에 협력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취업박람회 참여를 규탄하는 대학생 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AI전략위가 첫 행보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문이라는 점에서 과연 이 흐름에 견제장치는 존재하는지 의문을 품게 됩니다. 정부는 지금까지 “AI 주권”을 강조해 왔습니다. 그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건 과연 누구인가요?
🦜
더 읽어보기
- 미국 전쟁부, AI 가속화 전략 발표(2026-01-26)
- 미국 전쟁부, AI 가속화 전략 발표(2026-01-26)
#feedback
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
여러분의 유머와 용기, 따뜻함이 담긴 생각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남겨주신 의견은 추려내어 다음 AI 윤리 레터에서 함께 나눕니다.